경마장에 들어서면 세금에 짓눌린다
서울경마공원 입장료의 90%는 세금이다. 경마 베팅을 즐기기 위해 마권을 구입하는 순간 구매금액의 18%는 세금으로 날라간다. 마사회가 가져가는 10%는 별도다. 운좋게 고배당이라도 적중하면 예외없이 22%를 추가로 강탈(?) 당한다. 레저 스포츠 치고는 세금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경매 베팅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많은 경마팬들이 ‘경마 노름꾼’으로 내몰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 세계 최저 환급률
경마장에서 1만원 복승식에 베팅하면 무조건 2,800원이 날라간다. 레저세 10%와 교육세 6%,농어촌특별세 2% 등 총 18%가 세금이기 때문이다. 마사회가 가져가는 10%를 합치면 모두 28%가 우선 공제되는 셈이다. 100배 이상의 배당에 적중하면 22%의 기타소득세를 추가로 공제한다.
국제경마연맹에 보고된 우리 나라의 실제 환급률(Returned to betters)은 2000년 기준 70.9%다. 일본 74.4%,미국 79%,호주 뉴질랜드 80%와 비교하면 차이가 현격하다. 영국은 아예 마권세를 폐지했다. 이들 국가들의 평균 환급률은 77.2%. 지난해 매출액 7조6,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4,780여억원을 선진국에 비해 더 공제 당했다는 얘기다. 가장 환급률이 높은 홍콩의 81.2%와 비교하면 무려 10%가 넘게 차이나며 액수로도 7,600억원이 넘는다.
■ 이중과세 기타소득세
배당이 100배를 넘어가면 불로소득으로 간주해 무려 22%의 기타소득세를 추가로 공제한다. 전체 매출 가운데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복승식은 구매금액을 제외한 액수를 과세표준으로 43.84%를 추가로 징수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살인적인 공제율이다. 따라서 100.1∼128배에서는 100배 이하의 소득보다 적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경마팬들은 “100배 이상의 배당은 불로소득이라는 세무당국의 판단은 경마를 도박으로 규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일세목에 두 번 부과하는 명백한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 입장료에도 특소세
서울경마공원 입장료는 800원. 이중 특별소비세(이하 특소세) 500원,교육세 150원,부가세 72원 등 모두 722원이 세금으로 납부된다. 지난해 입장료로 거둬들인 특소세는 16억여원,교육세는 5억여원이다. 이는 마권을 구매할 때 6%를 원천 징수하는 지방교육세와는 별도다. 미국은 뉴저지주에서만 5센트의 지방비용기금(Local expense fund)을 징수할 뿐이다. 프랑스는 부가세가 폐지됐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는 아예 입장료도 입장세도 없다.
장룡 공정경마운동연합 대표는 “경마 관전은 축구나 야구를 관람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며 “그런데도 입장금액의 절반이 넘는 500원을 특소세로 부과하고 거기에 교육세를 이중 과세하는 것은 조세평등의 원칙을 무시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윤여준 rdrops@sportstoday.co.kr
경마팬들 ‘환급률 인상’ 서명 돌입
“세계 최저 환급률을 인상하라!”
경마팬들이 가산 파탄자를 양산하는 세계 최저 수준인 환급률 인상을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공정경마운동연합(kffm.or.kr)은 15일 서울 경마공원 정문에서 환급률 인상과 소득세·특소세 폐지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이 서명운동은 경마관련 인터넷 사이트도 동참하며 온라인 서명도 함께 전개된다.
이날 서명운동에서는 세계 7위권의 매출액에 걸맞는 수준으로 환급률 인상과 100배 이상 배당 시에 추가 공제하는 22%의 기타 소득세와 입장료 800원에 부과되는 500원의 특별소비세 폐지를 주장할 예정이다. 특히 징세 편의위주로 운영되는 목적세(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 기간이 만료되면 즉각 폐지하고 환급률 인상을 위한 재원으로 전용할 것을 촉구키로 했다.
행사에는 환급률 인상을 기원하는 풍선 날리기와 리본 달아주기 및 정문에서 경마장 내 마혼비까지 가두 시위도 열린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을 포함해 10만명을 목표로 달성 때까지 계속되며 모아진 서명은 마사회장과 국회 농림수산위 위원장에게 각각 전달될 예정이다.
환급률이란 매출액에서 세금과 마사회 수득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적중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하는 데 우리나라 복승식의 실제 환급률은 70.9%에 불과한 실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공정경마운동연합의 장룡 대표는 “경마 세제의 개혁에 소극적인 한국마사회와 정부 주무부처의 각성을 촉구한다”며 “이들의 인식 전환과 경마팬의 적극적인 참여가 경마세제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 경마관련 단체들이 동참의 뜻을 밝혀 경마계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여준 rdrops@sportstoday.co.kr
◇ 참여 인터넷 사이트
코리아레이스 korearace.com
검빛 gumvit.com
레이싱조이 racingjoy.co.kr
자키클럽 jockeyclub.co.kr
애마회 iaema.com
경마문화신문 krj.co.kr
최반석의 경마포럼 http://club.chosun.com/refo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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