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경기장내 응급구호조처 개선 요구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경기장내 응급구호체계 구축의 궁극적인 목적은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발생시 신속하고 전문적인 현장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작게는 개인과 가정의 불행을 예방하고, 넓게는 한국 야구의 근간인 선수를 보호함으로써 한국 야구 발전에 이바지함에 있다.
이렇듯 개인의 불행 예방과 한국 야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구단 및 개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전 야구인들의 경기장내 응급구호체계 수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 응급구호체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그에 대한 대책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현장에 근무하는 응급구조사로서 몇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경기장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관한 전반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경기 시행단체와 선수들이 각종 사안에 대해 대립적 구도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응급의료체계는 협상과 타협의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경기장내 응급의료체계 수립은 경기 시행단체의 기본의무이며, 개선 요구 또한 선수들의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응급구조사의 상시 대기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경마장의 경우 몇년 전만해도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으로 비전문인력이 응급처치를 담당했던 시기가 있었다. 다행히 경주 시행단체의 과감한 인식전환으로 응급구조사를 배치하기 시작해 현재는 경주사고를 전담하는 응급구조사 4명과 30여개 장외지점에서 고객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30여명의 응급구조사가 배치돼 있다.
셋째, 응급처치에 필요한 각종 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값비싼 장비를 사용할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더욱 좋은 일이지만, 단 한번이라도 그 장비가 적절히 쓰인다면 그 효과는 그 어떤 경제적 논리로도 비교할 수 없다.
경기장내 응급의료체계 수립은 비단 야구경기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위험이 상존하는 모든 경기장에 조속한 응급의료체계가 수립될 수 있도록 법률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될 때이다.
전승철/한국마사회 응급센터 응급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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