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5일 조교사협회 마필관리사 노동조합이 경기지방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노동쟁의가 타결됐다. 한 달 여에 걸친 이번 쟁의가 원만히 타결됨으로써 내일부터 관리사들이 정상업무에 복귀한다.
30일 오후4시 조교사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합의서 서명식에는 박진호 조교사협회장과 이기호 관리사 노조위원장등 관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축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합의의 주된 내용은 당초 노조가 요구한 93년 제도전환 당시의 합의각서 이행에 대한 90%선에서 서로가 양보하여 타결되었으며 개장 후 1년여 동안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어있던 출주대기마사의 운영에 합의함으로써 공정경마 구현을 위한 당초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운영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번의 쟁의를 보는 경마고객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평소 관리사들에 대한 선입감이 우호롭지 않았던 경마고객들은 머리에 띠를 두른 관리사들의 노동쟁의를 임금인상을 위한 밥그릇 챙기기의 일환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쟁의의 쟁점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들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납득의 불충분한 조건들은 여전히 우리경마 현실의 어두운 단면이었다.
참고로 지난 경마일(3월 25일, 26일) 우리가 일반 경마 고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밝혀두고자 한다. 표본 데이터 추출에 의한 신뢰도 높은 공식 여론조사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1대1 면접을 통한 연령별, 계층별, 성별 구분에 유의하여 생생한 경마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본장 관람대 1~4층에서 136명의 고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의 질문은
1. 이번 관리사 노조의 쟁의는 정당하다고 보는가?
2. 경주질의 향상이 전제된다면 경마시행이 유보되어도 괜찮은가? 하는 것이었다.
1번 질문의 대답은 예상대로 88.9%인 121명이 무응답을 포함하여 관심없다는 반응이었다. 경위를 떠나서 이번 쟁의의 정당성과 목적이 경마고객에게는 전혀 어필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며 베팅을 제외한 문제들에 항상 무관심 해왔던 성향에 기인해 보였다.
그런데 2번 질문의 대답은 의외였다. 목적성을 갖는 질문 자체에 30.8%인 42명이 괜찮다는 반응이었고 9명(0.6%)이 절대 경마가 멈춰서는 안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무응답은 85명 이었다. 42명은 젊은층이 대다수였고 장년층로 올라 갈수록 무응답에 가까웠다.
이제는 우리경마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때이다. 경주질의 향상, 제2관람대 증축, 지방경마장 건설 등 어려운 현안은 산적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는 많은 경마 고객들의 비아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계기로 실질적인 관리사의 사용자인 마사회측과 관리사의 반목이 해소되어 경마시행의 파트너로서 경마발전에 힘써주기를 기대한다. 노사협상의 교섭능력에 커다란 한계를 절실히 실감한 법적 사용자인 조교사협회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대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마가 파행으로 치달아 그 피해를 경마고객이 부담해야만 하는 폐해 방지 마련에 힘써주길 바란다.
2000/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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