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그랑프리 대상경주의 출주마 선정을 위한 경마팬 투표가 끝나고 1차 출마등록이 마감되었다. 총 26마리를 상대로 한 이번 투표에는 인터넷을 포함한 경마팬 총20,124명이 참여하여 평소 좋아하고 아끼던 애마의 출전을 바라는 한표를 던졌다.
이번 인기투표는 한해 과천벌 최고의 명마를 가리는 대회의 출마표를 경마팬 스스로가 작성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이 제도는 사실상 경마시행제도에 고객이 참여하는 유일한 것으로써 경마시행의 기본 매커니즘인 우승열패를 통해 한해 경마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결과는 경마팬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득표결과 압도적으로 1,2위를 차지한 '자당'과 '새강자'는 맞대결을 바라는 경마팬의 기대를 저 버리고 출전을 포기했다. 국산마 랭킹 1,2위를 다투던 그들의 맞대결이 또다시 무산되면서 최고경주마를 가리는 대회의 명성 또한 무색해졌다.
표면적인 이유야 어쨌든 수포로 돌아간 경마팬의 투표방식에 대해서는 재고가 불가피해 졌다. 작년도 그랑프리 우승마인 '새강자'가 부상을 이유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투표명단에 버젓이 올라있던 것은 그에게 투표한 경마팬을 우롱한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최고 인기를 한몸에 받은 '자당'의 출주포기 이유가 2300미터에 대한 거리 미적응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보도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그렇다면 투표 이전에 후보자격을 반려했어야 옳다.
해당마주의 성의없는 자세와 마사회와 알력싸움에 골몰중인 마주협회의 횡포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명마(名馬)는 더 이상 마주만의 것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도 없다. 운이 좋아 구매한 마필의 상금수득에만 열을 올린다.그들의 마필이 경마의 발전과 역기능 해소를 위한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을 막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모든 대상경주가 마령경주로 치뤄 질 수 없다는 건 인정한다. 그럼에도 그랑프리 대회만큼은 누가 진정한 강자인지를 확인하고 싶다는게 많은 경마팬의 바램이다.10kg이상을 덜 짊어진 말이 우승하여 그해 최고마가 된다는 것은 모두에게 유쾌하지 않다.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경마의 본래 목적인 최강자를 가리는 일에 단 한번 만이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해주길 마주에게 바란다.그것이 자신의 말을 사랑하는 경마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다.
마사회 또한 그랑프리 경주의 원활한 시행과 질적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는 마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계획이 필요하다.일반 대상경주의 우승마인 경우 그랑프리 대회의 인기투표에서 선정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출마를 포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라도 필요하다면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마주들에게 끌려 다닌다면 경마팬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그들에게 양도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2000/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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