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나를 위해 경마를 만든 것 같다’
이런 기분을 바라는 사람들은 경마를 레저로 즐길 수 없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악”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이런 기분을 맞보는 행운의 날이 올지도 모른다. 승부는 예측불허니까.
 말이 근육을 불퉁거리며 쏟살같이 달리는 스피드경주인 경마는 한편으로는 과학적 예측과 우연이 레이스를 펼치는 베팅레저로 보면 된다. 경마는 말이 7할을 좌우하고 기수가 3할을 차지하는 마칠기삼(馬七騎三)의 경주. 말이 우수하다고해서 말의 능력만을 과신할 수 없는 것이 경마다. 이때문에 ‘추리의 스포츠’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돈이 걸린 내기에는 으레 루머가 따르기 마련인데 대개 루머는 은어를 쓰기 마련. ‘간다’(우승을 할 것이다)‘안간다’(못할 것이다)‘쏠것이다’(전력질주할 것이다)등이 있다. 초보자는 이런 루머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경마에 절대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소신을 믿는 것도 경마를 레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경마예상지도 단지 참고서일뿐이다. 한국마사회측은 예상지 적중률을 30%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예상지가 우승예상마로 추측한 말이 2위로도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마 베팅전술에는 정공법과 변칙법이 있다. 정공법은 상위그룹 우승예상마를 선택해 낮은 배당의 마권을 선택하는 방법인데 베팅액수가 큰 전문투기꾼들은 대개 이방법을 쓴다. 이들은 확실한 투자를 한다. 다크호스에 돈을 걸어 고액배당에 승부를 거는 변칙법이 있지만 당연히 실패확률이 높다.
초보자에게 포트폴리오 전술은 베팅의 기본. 예컨대 우승후보말이 3마리일때 1-3, 1-2, 2-3등으로 분산베팅을 하는 방법이다. 말이나 기수를 평가하기 어려운 초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마감 3~4분전에 배당률 게시판에 나타난 가장 낮은 배당률 2~3가지에 분산 베팅하는 방법이다. 우승확률은 가장 높은 것이 대개 10배안팎의 배당률을 보이는 말들이다. 지난해 복승식 평균 배당률은 36~38배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리한 욕심은 무리(無利)를 낳게 마련이다. 고액베팅을 할 경우 심리적 부담으로 판단을 흐리기 쉽상이다. 이때는 경주의 스릴보다는 돈이 눈앞을 가린다. ‘혹시나’를 바라는 베팅은‘역시나’로 끝날 확률이 높다. 1,000배가 넘는 고액배당은 1년에 3~4번정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말에 베팅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참고로 전문가수준에 해당되는 것이긴 하지만 한국마사회가 밝힌 베팅작전 5계명을 보면 ▲현금은 적게 가져온다 ▲확실한 우승마를 선정한다 ▲말과 기수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다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2~3경주에 베팅한다 ▲조교사가 아끼는 말에 주목한다
대략 4~5경기에 베팅을 한다고 생각하면 한 마권에 3천원씩해서 2만~3만원정도만 들고가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마사회는 초보자의 경우 경마장 입장권 200원과 6개레이스에 경주당 1,000원씩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6개레이스를 모두 실패해도 영화한편 본 걸로 치면 되니까.
주간한국 1998.06.25
정진황·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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