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말도 많던 한국마사회가 이사급 간부의 수뢰로 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사급 간부가 장외 발매장 유치를 미끼로 관련업체로부터 무려 8000만원을 챙겼다니 가히 마사회 간부다운 배짱이다.
그는 차명계좌까지 관리해 왔는데 통장에는 무려 수억원이 입-출금된 것이 확인돼 수뢰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사회는 지난 1월29일 문화관광부에서 농림부로 환원되면서 심기일전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선언했다.
당시 마사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밖에서 듣던 바와 달리 깨끗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사회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에도 불구,"흑자를 내는 만큼 직원을 자르는 일이 능사가 아니다"며 경영을 잘한다는 자부심까지 은근히 내비쳤다.
마사회 직원들 역시 만나는 사람마다 "이제 마사회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그동안 부정 경마와 관련돼 숱한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이어왔고 실제로 연례행사처럼 경마관련 수뢰사건이 터졌다. 그런데도 기자들은 이제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해석,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제 고민거리가 생겼다. 그들의 말을 믿자니 바보가 된 기분이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이번 사건은 개인비리로 부정 경마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경마 관련부서에 근무하고 있고 '부정'이라는 관점에서는 맥을 같이 하는 것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제 버릇 무엇 못준다'고 복마전 같은 그러한 문화속에 젖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수뢰에 면역이 생겼다면 너무 심한 말일까.
마사회 간부들은 고액봉급과 퇴직금지급 물의로 지난해 연봉 삭감을 실시, 연봉이 1억원이 안된다고 투덜거린다. 1억원이 적은 액수인가. 염통 곪는 줄 모르고 돈 타령만 하는 그들이 한심하다.
박종훈 경제부기자 kkkr@sg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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