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경마장에서 일어난 한국마사회 관리사협회 노조의 집단행동과 일부 '경마꾼'들의 난동사건((한겨레) 8일치 19면)은 이미 예견돼 왔다.
특히 노조쪽은 마사회쪽이 경마중단 사태를 유도해 노조를 무력화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마사회쪽은 집단행동 책임을 물어 노조 관계자들을 고발할 움직임을 보여 앞으로 경마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경주마를 관리하는 조교사협회와 이에 소속돼 경마를 관리하는 관리사협회 노조는 지난 3월29일 밀린 임금 지급과 처우개선 등을 뼈대로 한 임금 및 단협협약안을 타결했다.
그러나 조교사협회의 재정.행정을 관할하는 마사회쪽은 이런 협상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후속조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관리사협회 노조의 불만을 사왔다.
이에 노조쪽은 지난 4일 "7일 휴식시간인 오전 1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노조 임시총회를 연 뒤, 정상적으로 업무에 들어가겠다"며 마사회쪽에 통보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노조 임시총회가 진행중이던 지난 7일 오전 11시55분께 2만여명의 관중들에게 "노조의 집단행동으로 더이상 경마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일방적으로 내보냈다. 이에 흥분한 관중 수백명이 집기를 부수며 난동을 부려 경마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결국 이날 오후 5시30분까지 예정돼 있던 12개 경주 가운데 10개 경주가 치러지지 못한 것은 '노조책임'으로 남게 됐다. 또 난동을 부린 관중 가운데 22명이 경찰에 붙잡혀 이 가운데 4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하루 4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오가는 '시장' 중단은 이미 사흘전에 예정됐으나, 마사회쪽은 별다른 대비책을 세우지 않고 경주를 강행해 불상사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노조쪽은 "조합원들이 휴식시간을 통해 총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마사회쪽이 일방적으로 경마중단을 선언한 것은 마사회쪽의 계획적인 노조무력화 작업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쪽은 "경마가 없는 평일에 할 수 있는 임시총회를 경마가 몰린 주말에 하려 한 것이나, 세번째 경주 시작 직전 노조원들이 말을 철수 시키는 상황에서 경마중단 선언은 당연한 조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천/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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