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내린 비가 추석까지 내린다. 그런데 하이라이트는 추석 귀경길에 나타난 매미 태풍이다. 비만 내린 게 구질구질하고 박진감이 없었던지 초속 수 십 미터의 강풍을 동반하고 나타났다.
기상 캐스터는 59년 사라호보다 더 쎈놈이라고 흥분한다. 저 젊은 아가씨가 사라를 봤을리는 없겠지만 우는 애기에게 사라가 잡아간다고 겁을 주면 울음을 뚝 그쳤다는 전설을 아는 나는 매미가 무섭다고 단정한다.
급박하게 남해안 지방 도시의 KBS기자를 호출하는 특집 9시 뉴스를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는 비가 안 온다. 이러다가 낼 아침이 되면 하늘이 맑을 게다. 매미가 오른쪽으로 휘어 간다니 왼쪽에 있는 우리는 별로 실감이 안 난다.
무너질 축대를 살펴봐야 할 일도 없고 논의 배수로를 파러 삽들고 나갈 일도 없다. 뉴스가 무료하고 지루하다. 기상청에 나가있는 기상캐스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중앙관상대의 김동완 통보관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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