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째를 맞이하는 ‘홍콩국제경매(Hong Kong Inter-national Sale)’가 지난해 12월1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최근의 아시아지역 경제침체 및 홍콩의 경제사정 악화 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 국제경매 행사의 책임자였던 사이먼 쿠퍼(Simon Cooper)씨는 행사 전 “올해의 경매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때 지난해 수준만 된다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낙찰 경주마의 경매총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1%나 증가했다.

총 23마리의 2세 수말 및 거세마가 평균 1백24만7천8백26홍콩달러(약 1억9천5백만원)에 낙찰되어 경매총액이 2천8백70만 홍콩달러 (약 45억원)에 달했다.
낙찰된 경주마의 평균가격으로 볼 때, 세계최고 수준은 아니라 할 지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임에는 틀림없다. 이 경매의 최고가 기록은 2백35만홍콩달러(약 3억 6천7백만원)에 풍 곡포(Fung Kok-Po)라는 마주에게 낙찰된 호주 최고의 씨수말 ‘데인힐(Danehill)’의 새끼말이 차지했다.

현재 홍콩의 경주마 운영두수는 1천2백두 정도이나 마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홍콩자키클럽의 회원은 약 1만2천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모든 마주는 동시에 2두 이상의 경주마를 보유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이사는 예외 인정), 마주가 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홍콩자키클럽은 운영경주마 1천2백두를 유지하기 위하여 매년 3백~3백50두정도의 경주마를 새로이 도입하는데, 이중 약 70%는 일괄구매를 통한 분양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30% 정도는 경매나 개별구매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홍콩국제경매에는 미국의 최고·최대 경주마 경매회사인 키닐랜드(Keeneland)사의 경매전문가들이 최초로 초빙되어 경매진행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 아쉬운 점은 경매에 참가한 3두의 미국산 말에서 금지약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이 검출되어 경매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대상 말의 소유자는 약물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홍콩의 약물검사수준을 믿을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상당한 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홍콩의 국제경매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개최되는 경매와 함께 아시아권의 중요한 경매행사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홍콩 국제경주

홍콩의 국제초청경주는 1988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주마 6두를 초청하여 ‘홍콩초청컵(Invitational Cup)’이라는 명칭으로 개최되었다.

이후 인터내셔널 보울(International Bowl)경주와 인터내셔널 베이스 (International Vase)경주가 차례로 창설되면서 1995년에 이르러 인터내셔널 컵(Cup), 보울(Bowl), 베이스(Vase) 등 3개의 경주로 구성된 홍콩국제경주 체계가 완성되었다.  

국제경주 체계가 완성된 후 5회째를 맞이한 홍콩국제경주가 지난 12월13일 홍콩의 샤틴경마장에서 개최되었다.
세 경주는 공히 3세 이상 암 수 거세마를 출주대상으로 하며, 총상금은 각각 7백만홍콩달러(약 11억원), 6백50만홍콩달러(약 10억원), 6백50만홍콩달러다.
미국의 트리플 크라운 경주들의 총상금이 각각 100만 달러(약 12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상금수준이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국제경주의 초청대상 경주마는 대륙별로 안배되는데, 현재 초청 대상국은 호주(각 경주당 2두씩 총 6두), 일본(각 경주당 1두씩 총 3두), 미국(컵 및 보울경주에 각 2두씩, 베이스경주에 1두 등 총5두), 뉴질랜드(각 경주당 1두씩 총 3두), 유럽(각 경주당 3두씩 총 9두), 아랍에미리트(각경주당 1두씩 총 3두),남아공(베이스경주에 1두) 등이다.

경주에서는 미국의 유력한 우승후보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일본 프랑스 홍콩의 경주마들이 우승을 차지하여 다소의 이변을 낳았다.
1천8백m의 잔디주로를 달리는 인터내셔널 컵경주에서는 일본의 ‘미드나이트 베트(Midnight Bet)’가 우승을 차지, 최근 국제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일본 경주마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경주 전 최고인기마이자 강력한 우승후보마였던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는 3/4마신 차로 2착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홍콩더비 우승마이자 지난해 아일랜드더비 4착마로서 우승이 예상됐던 ‘요한 크루이프’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아깝게 2착에 그치고 말았다.  

3착은 프랑스의 최고 기수 올리비에 페슬리에(Olivier Peslier)가 기승한 ‘알무슈타락(Almushtarak)’이 차지했다.
미국의 유명한 기수인 게리 스티븐스(Gary Stevens)가 기승한 ‘마젤란(Magellan)’은 4착을 기록했다. 1천4백m의 잔디주로를 질주하는 인터내셔널 보울경주에서는 지난해 우드바인 마일(Woodbine Mile)경주에서 ‘라비브(Labeeb)’ 에 이어 2착을 기록한 바 있는 프랑스의 잔디주로 강자 ‘짐 앤드 토닉 (Jim and Tonic)’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우승마의 조교사는 “우드바인 마일 경주를 끝마친 후 브리더스컵에 참가하지 않고 홍콩국제경주에 대비하여 꾸준히 훈련한 것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국 로열 애스콧(Royal Ascot)에서 개최된 퀸 메리 스테이크스 (Queen Mary Stakes)우승을 비롯해 98년도 GⅡ 1경주, GⅢ 2경주의 우승마였던 미국의 우승후보마 ‘댄스 퍼레이드(Dance Parade)’는 게리 스티븐스 기수의 기승에도 불구하고 6착에 머무르고 말았다.

2착은 호주의 최고 단거리 경주마로 손꼽히는 ‘베질 베이(Bezeal Bay)’가 차지했고, 3착은 올리비에 페슬리에 기수가 기승한 영국의 경주마 ‘데코레이티드 히어로(Decorated Hero)’가 차지했다.

홍콩국제경주 중 최장거리인 2천4백m를 달리는 인터내셔널 베이스 경주에서는 남아공 더글러스 화이트 (Douglas Whyte)가 기승한 홍콩 국적의 ‘인디저너스(Indigenous)’가 우승을 차지하며, 약 6억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우승마 ‘인디저너스’는 올해 3월에 개최될 예정인 두바이월드컵에도 출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경주에서는 복병마로 꼽히던 호주의 ‘다라자리(Darazari)’가 2착을 기록했고, 3착은 GⅠ경주 우승경력을 갖고 있는 영국의 ‘타이판(Taipan)’이 차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