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전도 유망한 청년장교가 백주에 은행강도 행각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 동기가 「경마를 즐기다 생긴 빚을 갚기 위해서 」였음이 밝혀져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명문 Ｓ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주）선경 국제 금융팀 직원인 황인성씨가 컴퓨터로 횡령한 수입대금 １５억원을 경마로 모두 탕진했다는 소식이다．
황씨는 모든 결제가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악용，관련장부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 출 납계 프로그램에까지 침입해 조작했다는 것이다．
현대를 흔히 정보화 사회 또는 컴퓨터화시대로 일컫는다．무슨 이름으로 불리든 황씨사건은 각종 전산망의 급격한 확충과 함께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컴퓨터범죄의 한가지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신용사회를 위협하는 이런 컴퓨터범죄 사건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한걸음 더 나아가 얼굴 없는 컴퓨터 전문가가 악 성 프로그램을 입력시켜 방대한 소프트웨어를 파괴시키는 컴퓨터 바이러스 문제와 남의 컴퓨터에 침입해 정보를 빼내는 해커，컬러복 사기를 이용한 각종 사건까지 있었다．컴퓨터문화라는 새로운 고급 문화에는 그만큼 지능적이며 무서운 범죄가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조폐공사를 제외하면 세상에서 경마장만큼 스릴이 많은 곳은 없다．돈이 엄청나게 많이 나도는 곳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조폐공 사에서는 돈이란 차갑고 엄숙하며 움직이지 않고 가까이 접근할 수도 없는데，경마장에서는 열기를 뿜고 활기차 있고 고동치고 있 으며 손에서 손으로 옮겨간다』 Ｐ Ｗ 갤리코의 「스포츠여 잘 있거라」라는 글의 한 토막이다．
컴퓨터로 빼낸 돈을 몽땅 경마로 탕진한 황씨 사건은 어쩌면 단 숨에 한몫 잡아보자는 한탕주의가 빚어낸 자제력을 잃은 한 젊은 이의 치기 어린 행동일 수도 있다．그러나 거기에는 컴퓨터화 사회 가 겪을 수 있는 각종 시행착오와 역기능을 어떻게 예방하고 편 의도를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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