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웅 Seattle Slew를 기리며…(2002/06/08)  


생존하는 유일한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 위너이자 현존 최고령 켄터키더비 우승마였던 Seattle Slew(1974·미)가 5월 7일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 인근의 Hill ’n’ Dale목장에서 28세의 일기로 파란만장했던 생을 마감하였다. 마주인 테일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자신을 괴롭혀온 척추 부상으로 올 4월에 2번째 수술을 받았으나 영웅도 시간의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Seattle Slew의 사망 소식은 5월 4일 치러진 제128회 켄터키더비의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많은 이들로 하여금 위대한 영웅을 잃은 슬픔에 잠기게 하였다. 사실 Seattle Slew만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경마나 생산 관계자들에게 제공해 준 말도 없을 것이다. 무패의 전적으로 삼관마(Undefeated Triple Crown Winner)를 차지한 영광, 생존 자체가 살아있는 영웅으로 칭송되었던 그의 삶, 그리고 25년 전 자신의 첫번째 삼관마 도전의 무대였던 켄터키더비 우승(1977년 5월 7일) 기념일에 사망한 일까지도….

Seattle Slew는 1974년 2월 15일 미국 켄터키주에서 부마 Bold Reasoning(1968·미)과 모마 My Charmer(1969·미)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1만7,500달러라는 헐값에 테일러 부부에게 팔린 Seattle Slew는 그러나 경주에서 여봐라는 듯이 연승행진을 달린다. 2세 때인 1976년 9와¾마신 차이의 승리를 거둔 Champagne Stakes(G1)를 포함하여 3전 3승을 거두고 2세마 챔피언에 오른 그는 1977년 한 차례의 일반경주와 Flamingo Stakes(G1), Wood Memorial(G1)에서 승리하며 총 6전 6승의 성적으로 삼관마의 첫관문인 켄터키더비에 도전하게 된다.

이 당시 그의 단승식 배당률이 0.5였으니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를 차례로 승리하여 그는 최초이자 현재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무패 삼관마’의 위업을 이룬다. 삼관마 달성 후 휴식이 필요한 그에게 마주는 무리하게 미국 서부지역에서 열리는 Swaps Stakes(G1)에 출전토록 했고, 그는 결국 치욕적인 첫 패배를 당한다. 선두와 무려 16마신차의 4착.

이 기록은 그의 경력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부분으로 남게 된다. 첫 패배 후 조교사 교체,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주춤하던 그의 발걸음은 4세가 된 1978년 다시 한번 많은 경마팬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선사한다. 1978년 8월, Malboro Cup(G1)에서 그의 뒤를 이어 1978년 삼관마에 오른 Affirmed(1975·미)와의 세기의 대결이 그것이다. 두 마리의 삼관마가 같은 경주에서 뛴 유일무이한 경주에서 그는 Affirmed를 3마신차로 이겨 누가 최고의 말인지를 보여준다(이후 한차례 더 벌어진 Affirmed와의 대결에서도 그는 Affirmed를 누른다).

총 17전 14승, 2착 2회의 경주성적과 그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120만달러의 수득상금을 기록하고, 1976년 2세마 챔피언, 1977년 Horse of the Year, 1978년 챔피언 올드호스의 영광을 차지한 후 1979년 씨수말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다.

Seattle Slew는 번식마로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쳐 102두의 Stakes 우승마를 배출하며 20여년간 가장 영향력있는 씨수말 중 한마리로 활동하였다. 1984년 북미 리딩사이어, 1995·1996년 리딩 브루드메어사이어 등에 올랐다. 그는 A.P. Indy, Capote, Slew O’Gold, Swale, Slew City Slew, Taiky Blizzard 등 다수의 우수 경주마와 씨수말들을 배출했다. 또한 Cigar, Lemon Drop Kid, Golden Attraction, American Chance 등 우수 경주마의 BMS(Broodmare Sire: 모마의 부마, 즉 외할아버지)이기도 하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처럼 Seattle Slew는 앞으로도 영원히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이름과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자손들을 우리들에게 남겼다.

다시 한번 그의 명복을 빈다.

P.S.:  Seattle Slew의 사망일인 5월 7일 또 다른 한마리의 명마가 운명을 달리했다. 67두의 Stakes 우승마를 배출한 Kris S.가 Seattle Slew와 같은 날 사망하였다.




Seattle Slew의 주요 경주 경력
1976년 2세 1977년 3세 1978년 4세
- Champagne Stakes(G1) 우승
- Champion 2세마
- Kentucky Denby(G1) 우승
- Preakness Stakes(G1) 우승
- Belmont Stakes(G1) 우승
- Flamingo Stakes(G1) 우승
- Wood Memorial(G1) 우승
- Champion 3세마
- Horse of the Year
- Malbolo Cup Handicap(G1) 우승
- Woodward Stakes(G1) 우승
- Stuyvesant Hadicap(G3) 우승
- Champion 4세이상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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