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이성재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진들이 노조의 파업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부동반으로 과천경마장을 찾아 경마를 즐겨 노조측의 반발을 사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노동조합(이하 노조)과 마사회에 따르면 이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부부 30여명은 지난달 25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과천 경마장 VIP룸에서 2만~3만원씩 걸고 경마를 즐겼다.
그러나 이 당시는 노조측이 ‘공단측의 인원 충원없는 조직개편 추진’에 반발하며 공단측에 수십여차례에 걸쳐 이사장 면담 등 협상을 요구하고 이에 앞선 23일에는 공단 울산중부지사에서 건보료 체납으로 압류예고 통지를 받은 30대 회사원들이 직원들을 위협하며 가스총을 발사하는 악성민원이 발생하는 등 현안사안이 산적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당일 오전에는 공단측이 일방적으로 직제규정 개정(안)의 이사회 상정을 통보,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지난달 3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릴레이 파업에 돌입, 현재 공단 본부 1층 로비와 6층 이사장실 등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현재 공단의 적자가 2조원에 달하는 상태인데다 직제 개편 등 공단 내부사정으로 인해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임원진들이 사행성 스포츠인 경마를 즐긴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문제를 제기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울산 동부지사 가스총 위협 사건에 이어 노조의 협상 요구 등 공단 현안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한가하게 경마를 즐긴 것은 이사장과 임원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노조측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마사회측과 오래전부터 약속됐던 일정인데다 한 번 취소한 적이 있어 연기하기가 곤란했다”고 밝혔다.
/김동식기자 dosikim@kgib.co.kr 작성일 2003-11-04 오후 9: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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