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원짜리 국내 최고액 종마가 성병에 걸렸다.
더욱이 이 종마가 20여마리의 암말들에게 성병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종마가 성병에 걸리고 암말들이 집단적으로 성병에 감염되는 것도 국내 경마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한국마사회(KRA) 제주경마본부 경주마 육성목장의 한 관계자는 29일 “씨수마인 익스플로잇이 지난 23일 성기 귀두부분에 수십 개의 수포가 발견돼 3주간 교배를 중지키로 했다”고 밝혔다.자동차 쏘나타 14대분과 맞먹는 익스플로잇은 미국산 종마용으로 지난달 5일 국내에 반입됐다. 한국마사회가 ‘알찬 2세마’를 거두기위해 국내에 들려온 이 종마는 ‘말 많은’ 제주도에서 성병의 일종인 바이러스성 수포질환(일명 말헤르페스)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 매일 항생제를 맞고 있으며 2차 세균감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성기부위를 소독하는 등 스타일을 완전히 구겼다.
특히 익스플로잇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종마로서 위풍당당하게 미끈하게 빠진 암말 45두와 61차례 교배를 가질 정도로 왕성한 정력을 과시했다. 문제는 익스플로잇과 관계를 맺은 체격 건장한 암말 20여마리가 성기부위에서 고름이 나고 있다는 점이다.
KRA측은 익스플로잇의 성병 감염 경로를 두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우선 이 씨수말이 국내에 들어온 후 암말들과의 교배과정에서 전염됐을 가능성과 수입되기전 감염돼 잠복기에 있다가 국내로 들어온 후 발병했을 경우다.
그러나 KRA측은 지난 3월 교배한 암말에서 헤르페스 증상이 발견되지 않는것으로 미뤄 국내에 들어온 후 교배과정에서 암말에 전염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마사회는 제주도 각 목장에 성병 감염에 주의하라는 ‘협조공문’을 내보냈으며 교배한 암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이느라 법석을 떨고 있다. 또 성병을 제대로 규명하기위해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이주식 교수 연구실에 수포 조직의 샘플을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KRA 소속의 한 수의사는 “성병치료는 3주정도 걸린다”며 “이 성병은 2003년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말들 사이에 퍼졌으며 최근 국내에서만도 씨수마 두 마리가 감염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제주경마본부 경주마 육성목장의 이 관계자는 “종마의 성기부위에 수포질환이 있다해서 가임시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 2세에게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 문제는 이 종마가 교배시 통증을 느켜 교배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익스플로잇과 교배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던 20마리의 암말들이 줄줄이 연기돼 ‘2세마 출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KRA측은 이 종마의 성병이 다 나을 것으로 보이는 5~6월에 ‘대기 암말’들이 넘쳐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해외에서는 한번 교배시키는 값이 약 1000만원 가량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육성차원에서 무료로 교배를 시켜주고 있다.
백상현기자 shb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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