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미션(2002/10/04)  
 [이지현 기자의 미션 클릭] 탐닉에 빠진 신유목민


최근 우리나라 성인의 9.3%가 도박에 중독돼 있으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최대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보고가 발표됐다.

마사회와 체육공단이 인코그룹에 의뢰한 ‘병적 도박 실태조사 및 치료프로그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문제도박자(문제는 있으나 개인 가정 사회에 주는 피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는 5.5%(170만명),병적도박자(도박을 하지 않으면 정신적 이상증세를 보이고 피해를 주는 정도가 극심한 경우)가 3.8%(130만명)로 전체 도박중독자 비율이 9.3%(약 300만명)에 달했다. 중독자 비율은 경륜(44.4%) 경마(37.7%) 인터넷도박(30.9%) 카지노(27.3%) 화투·카드(19.1%) 복권(18.1%) 등의 순이었다.

이 정도면 ‘토요일은 경마장,일요일은 경륜장,월요일은 카지노장에 가고 화요일은 화투·카드판을 벌이며 월요일엔 수십장의 복권을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과장만은 아닌 듯싶다. 요즘엔 ‘복권방’까지 생겼다. 추첨식 즉석식 혼합식 등 20여종의 복권과 인터넷복권 등 그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각종 복권을 몰아서 파는 복권방이 전국 20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도박이란 ‘탐닉의 넝쿨’을 이토록 무성하게 자라도록 방치해두었을까. 도박중독자들은 대부분 그 어떤 것으로도 충족되지 않는 상실감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감정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인간은 성장과정에서 안정감과 중요감이란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는데 도박중독자들은 그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성인이 된 후 역할의 혼란을 겪는다. 특히 20∼30대에 공동체에서의 친밀감 형성에 실패하면 외로움이란 마음의 깊은 우물을 갖게 되며 이때 즉각적인 쾌락을 찾는 탐닉현상을 보인다.

이들은 유목민처럼 늘 새로운 탐닉문화 사냥에 나서고 이들의 심리에 상업문화가 편승해 각종 도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탐닉이란 무서운 중독증의 세포는 샐러리맨들의 단순한 오락이든 중독자의 도박이든 인간의 정신세계를 단번에 병들게 하고 가정파탄과 각종 범죄를 유발시킨다. 처음부터 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락으로 즐기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의 깊은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몇년전 11년간 도박에 빠졌다가 단도박모임을 통해 회심한 김모씨를 만난 일이 있다. 그는 “혼자 힘으로 도박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집단 치유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도박에 중독돼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과 도박으로 인해 파괴되는 수많은 가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교회적 치유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

“자기를 사랑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 한 시대”(디모데후서 3장2∼4절)라는 성경 말씀을 깊이 새겨봐야 할 때다.

이지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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