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2일부터 예상지 공동판매제(이하, 공판제)가 시행되는 것과 관련하여, 판매자 선정에 대한 시시비비와 함께 가격인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상지 공동판매제는 기존의 장내 진입 예상지에 대한 특혜를 중지하고 모든 예상지에 시장참여를 확대하여 자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판매업자 선정 과정에서 붉어져 나온 전직장성의 내정설, 조폭의 이권 연루설, 마사회 내 특정단체의 개입설 등으로 본질이 훼손당했다. 어쩔 수 없이 제3자에게 판매권을 주기로 했지만 지난 연말 임원회의를 통해 '장애인총연합회', '상이군경회' 와 수의계약을 해 버렸다. 그리고는 이 사실을 숨겨왔다.
마사회 스스로 줄기차게 약속해 온 입찰제를 외면한 배경에는 이권사업이라는 점이 자리한다. 본장에서 한 주에 팔리는 예상지는 5만여부 정도. 한 권 마진을 7.5%선에서 억제한다 해도 1천만원을 넘어선다. 신관람대가 개장하면 월 이익은 1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마진억제율이 강제사항이 아님에 비춰볼 때 좋은 여건을 차지하기 위한 업자간의 이면 배당률 계약을 배제할 수 없다.
온갖 인연을 동원한 줄대기가 횡행했고 정권말기 특유의 한탕주의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누구를 위한 공판제인가?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 당연히 판매권을 받은 두 단체다. 말 그대로 가만히 앉아서 일 년에 10여억원을 가져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 있다. 예상지 업체다. 본장의 자판권을 잃었다는 미명하에 가격을 인상한다. 본장에서의 경미한 피해를 각 지점과 편의점을 통해 만회한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누구인가. 당연히 경마고객들이다. 본장 뿐 아니라 모든 지점을 이용하는 경마팬에게 적용된다. 25% 인상된지 1년도 안되어 또다시 20% 인상되는 것이다. 
500원의 인상으로 경마팬들은 올 한해 80여억원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됐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는가? 경마발전과 전혀 무관한 두 단체에게 공돈 챙겨주기와 세금 안내고 장사하는 예상지들의 배를 불려 줄 뿐이다.
마사회의 주장대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예상지의 질적 향상을 꾀하겠다는 복안을 납득하기 힘들다. 만약에 질적 향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손해를 배상할 수 있는가. 예상지의 질적 향상은 경마소비자의 주머니를 울궈 이룰 일이 아니라 경마정보 공개의 확대와 예상이 가능한 경주여건을 만드는 경마시행제도의 개선에 방법이 있는 것이다. 국가의 사회 간접자본은 세금으로 충당하듯이 거창해서 훌륭해 보이는 공판제는 마사회의 사업 이익금을 적용할 일이다.
유통구조의 개선 시급
공판제 시행의 선결과제는 예상지 시장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이었다. 예상지 '명승부'의 편의점 장악기도 사건 때부터 불거져 나온 유통구조의 혼란은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다가 급기야는 '경마문화신문' 사건에서 보듯이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불상사까지 빚어졌다.
일련의 사태를 방관한 마사회의 해결 조정능력에 비추어볼 때 이번 공판제를 서둘러 시행하려는 허둥거림은 사오정식(式) 동문서답이다. 박해받아 지치고 병든 경마팬들을 몰살시키는 공판제는 한국경마 80년 사상 최악의 제도로 기록될 것이다.
2002/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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