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예상지업체 등 연쇄 도산 위기
썰렁~한 경마장
주말 매출액 하루 평균 200억원 감소
경마 시장이 불황의 늪에 푹 빠져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식당, 매점, 예상지 등 경마 관련 업계는 생계 유지는 커녕 운영조차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뿐만 아니라 '황금업소'와 다름없던 경마장 관람대 식당 가운데 3개 업소가 문을 닫는 등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입장객수가 일요경마의 경우 지난 8월 하루 21만명이 넘었으나 요즘들어서는 2만명 가량 줄었으며 토요경마도 20만명에 육박했으나 지난 9일엔 17만5000여명에 불과했다.
매출액도 일요경마의 경우 하루 900억원 안팎이었으나 요즘은 700억원에 불과하며 하루 800억원에 달하던 토요경마 매출은 6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같은 경마 시장 위축은 경마장과 각 장외발매소에 있는 매점과 식당, 예상지 판매업소들의 매출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매점과 식당들은 작년에 비해 매출이 절반 가량 줄었다.
경마장내 한 매점의 경우 작년엔 하루 250만~300만원의 매상을 올렸는데 요즘들어서는 100만~15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한 매점 주인은 "입장객수도 줄었지만 입장한 사람들마저 돈이 없는지 점심을 거르는 사람이 많아 음료수는 거의 팔리지 않고 김밥도 매출이 대폭 줄었다"며 "IMF때도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경마장내 식당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자리가 모자라 혼잡을 이뤘으나 요즘은 썰렁한 실정이다.
식당들은 종업원 인건비조차 감당키 어려워 신관람대 2층과 3층의 3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예상지 판매업소들도 매출이 줄어 생계유지마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모 장외발매소의 예상지 판매업자는 "과거엔 경마팬 한 사람이 예상지 1~2권씩 샀으나 요즘은 아예 안사는 경마팬들도 많아졌다"며 "예상지를 정문앞은 물론 편의점과 신문 가판대에서까지 파는 바람에 안에 앉아서 파는 우리 같은 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 인건비조차 주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예상지를 발행하는 예상업체들.
판매부수가 업체별로 20~30%나 줄어 전체 30여개 업체 가운데 몇몇 대형업체를 제하고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말이다.
한 예상업자는 "물가 인상으로 예상지 제작 단가는 계속 오르는데 판매는 줄고 있어 직원 인건비조차 주기 어려워 인건비를 대폭 삭감한 업체도 있다"며 "이러다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예상지 업체가 문을 닫을 경우 일자리를 잃은 종사자들은 자칫 관중석의 정보 장사꾼으로 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예상지 업체들은 이에 따라 판매처가 늘어난데 따른 유통마진과 물류비용 등 비용절감을 위해 없어진 협회를 재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마사회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경마 전문가는 "경마 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시행체를 중심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마사회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기 그지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 이규승 기자 horse@>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