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이후 매출 뚝 이상징후 이례적
드디어 꼭지를 찍은 것인가, 아니면 일시 적인 현상인가. 경마장 가는 길이 한산하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량처럼 달려왔던 경마와 경륜의 매출액이 올해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두 곳 다 공교롭게도 매출액이 떨어 지기 시작한 이후 회복될 줄을 모르고 있는 것.
마사회와 경륜운영본부는 처음에는 별일 아닌 일시적인 현상 정도로 치부했지만 감소폭이 무시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원인 분석에 나섰다.
경마의 경우 월 평균 매출액은 7월 82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8월 786억원, 9월 782억원으로 떨어졌으며 10월 들어 두 주간 평균은7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기간 중 매출액이 이처럼 장기간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경륜 역시 지난 5~6월만 해도 금요일의 경우 250억~260억원대를 기록하던 매출이 최근에는 200억원도 버겁다. 토요일도 상반기만 해도 200억원을넘어섰지만 최근에는 160억원대. 20%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를 놓고 “경기 위축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졌기 때문”이라는 ‘불경기론’이 제시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IMF를 제외하면 경기 침체 때도 매출 증가세는 굳건했던 것이 이 바닥의‘법칙’이었기 때문. 오히려 ‘금융회사 대출정보 공유에 따라 고객들의자금줄이 막혔다’는 ‘자금 경색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모든 금융회사가 1,000만원 이상 대출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하고, 9월 이후에는 500만원으로 확대하면서 적잖은 팬들이 ‘총알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는 것.
상당수의 경마ㆍ경륜팬들은 여윳돈보다는 여러장, 심지어 10장 가까운 카드로 돌려막는 편법이나 어렵사리 대출을 받는 식으로 빚을 내서 자금을마련했는데 이런 방법이 만만치 않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이와 함께 일부 카드사들은 회원의 신용도에 따라 최근 현금서비스 한도를축소하고 나서 매출액 감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분석은 경마ㆍ경륜의 매출 감소가 고객수 감소보다는 1인당 베팅액의 감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로 볼 때 더욱 설득력이 있다.
경마의 경우 토요일은 18만 명, 일요일은 20만명 정도로 입장 인원은 현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은 뚝뚝 떨어지고 경주당 70억원대에 육박하던 매출은 60억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무쇠도 녹인다는 경마ㆍ경륜의 뜨거운 열기가 금융기관의 대출 정보 공유라는 ‘칼’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박수성 기자 mercury@daily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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