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경마 제12경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마인 '왓어스퍼'를 탄 박태종 기수가 스타트하자마자 낙마,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날 경마팬들의 집단 항의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경마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마다 팬들의 성토성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왓어스퍼'는 1400m 주파기록이 다른 말보다 2~5초나 빨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돼 마권이 집중적으로 몰렸는데 그게 모두 휴지쪽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이런 일이 나고도 남을만 하다.
이런 일은 지난 93년9월에도 발생했다.
당시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마인 '케뷔'를 탔던 박태종 기수가 게이트를 뛰쳐나오자마자 낙마, 팬들의 집단 난동을 불러 일으켰다.
절대 다수의 경마팬들이 보증수표처럼 믿고 건 마권이 이처럼 휴지쪽으로 변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물론 경마는 항상 의외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우승후보마가 전력을 다하고도 우승하지 못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낙마사고를 일으키거나 엉뚱한 작전 전개로 입상에 실패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경주 장면은 수없이 반복되고 있고 보면 팬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이 잇따르는 책임은 1차적으로 마사회에 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경주가 연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방지하고 팬들의 의혹이나 불만을 속시원히 풀어주는게 마사회의 소임이며 그게 진정한 팬서비스라는 사실을 마사회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수협회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하루 출전횟수를 5회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출전횟수가 과다하게 되면 지쳐서 경주마의 제어능력이 저하되고 인기마를 많이 탈수록 심리적 부담감이 겹쳐 실수를 저지르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수협회는 하루 10회까지도 출전이 가능한 현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마사회에 요청해놓고 있지만 마사회는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묵살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쪽이 팬들의 불만을 줄이는 길인지부터 따져보는게 좋을 것 같다.
요즘 경마장의 입장객수와 매출이 뒷걸음치고 있는 점을 보면 마사회는 뭔가 달리 생각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경마부> 이규승 < horse@>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