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일요경마 제11경주 스타트 직전 개 한마리가 경주로로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바람에 경주가 3분여 지연됐다.
경마장엔 말 이외의 다른 짐승은 들어올 수 없게 돼 있다. 숨가쁜 레이스가 벌어질때 다른 짐승이 들어와 날뛰면 말들이 놀라 대형사고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그래서 입장객들이 개를 비롯한 짐승을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의 개는 떠돌아 다니다 혼자서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경마장에 개구멍이 뚫려있다는 얘기가 된다.
경마장에 개구멍이 뚤린게 중요한건 아니다. 문제는 경마팬 서비스와 안전관리에 개구멍 같은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는 점이다.
마사회는 입장객이 늘어나 관람대가 콩나물 시루같이 되자 지난 5월 신관람대를 개장했다.
이에 따라 마권발매창구도 배로 늘어났으나 정작 마권 발매원은 늘리지 않아 문을 닫아놓은 발매창구가 수두룩해 경마팬들이 마권사는데 불편하기는 전과 변함이 없다.
신관람대에는 CD기가 모자라 이용하려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리기 일쑤이고 그나마도 관람대 뒤편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아 이를 찾는 경마팬들이 허둥대기도 한다.
흡연실이 각층마다 한 곳밖에 없어 화장실이 너구리 소굴을 방불케 하는가 하면 관람석 전면이 유리창으로 막혀 있지만 환풍 기능이 약해 입장객이 많을때 호흡기가 좋지 않은 사람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또 점심시간만 되면 식당마다 혼잡하기 이를데 없는데 신관람대 2층 식당은 추석 연휴 이후 아예 문을 닫아버렸다.
뿐만 아니라 안내데스크도 각층마다 있는 구관람대와 달리 입구에만 있어 경마팬들은 웬만한 애로사항쯤은 참고 넘겨야 한다.
어쩌다 경마팬들이 신관람대로 몰려드는 수도 있는데 이럴때 한산한 구관람대로 경마팬들을 유도하는 안내방송 하나 없다.
마사회의 팬 서비스가 이처럼 허점 투성이인 것은 신관람대를 지어놓고도 정작 팬 서비스를 담당할 인력은 전혀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장객이 늘어나 관람대를 더 지었으면 식당과 매점, 청소, 시설관리, 안내 등을 맡아야 할 직원을 늘리고 마권 발매원도 늘리고 질서를 유지해야 할 청원경찰도 늘리는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마사회가 인원을 보충하지 않은 것은 밥줄인 경마팬들의 불편은 외면한채 긴축운영을 강조하는 정부의 눈치만 살피는데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이러다 경주로에 개가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듯 경마장이 개판으로 변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