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실황중계가 중단 위기를 맞으며 경마 대중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케이블채널 리빙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경마실황중계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12월로 끝나는 리빙TV와의 재계약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번 기회에 실황중계 자체를 폐지할 뜻을 비치고 있다． 마사회 조정기 홍보실장은 "경마실황 중계 이후 사설경마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실황중계 폐지를 검토 중임을 밝혔다．
그러나 경마계에는 마사회가 실황 중계를 폐지하려는 진짜 이유는 정치적인 영향이 크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해 1월 계약 당시 업체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부각돼 지난해와 올해 연속해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는 등 내년에도 실황중계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험방송을 거쳐 방영되기 시작한 경마실황중계는 한국경마 80년 사상 최초의 경마 생방송으로 의미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업체 선정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진 데다 방송위원회로부터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경고를 받으며 방영시간을 축소하는 등 수난을 겪어왔다．
한편 경마실황중계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경마계에서는 마사회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만 해도 실황중계는 경마대중화를 위한 꼭 필요한 장치라고 높이 평가하더니 지금은 사설경마를 조장하는 '절대악'이라고 절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마팬들 대다수는 실황중계가 일부 부작용은 있으나 계속 해야된다는 의견이다． '경마개혁'이라는 한 네티즌은 마사회 홈페이지에 '경마실황중계 끝나나? 그렇다면 마사회도 해체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사설경마 때문에 실황중계를 끝내야 한다면 마사회를 해체하면 사설경마가 없어질 것"이라고 비꼰 뒤 "사설경마의 원인은 세계 최하 수준의 환급률과 이상한 상한선 제도 그리고 인터넷 베팅이 없기 때문"이라며 마사회의 실황중계 폐지 논리를 반박했다．
박경수기자 soci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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