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부정·자살사건등 이어 이번엔 기수폭행
 경마의 요람인 서울경마공원이 불미스런 사건과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툭하면 터지는 경마부정사건이 건전경마의 생명력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마사회 고위관계자의 자살 사건에 이어 조교사가 기수를 폭행하는 사태가 또다시 발생, 충격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서울경마공원에서 활약하던 K모 조교사가 불법경마 정보 제공 및 뇌물 수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C모 기수가 같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마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경마부정은 건전경마의 뿌리를 뒤흔드는 중차대한 사건이기 때문.
경마부정사건의 여파로 경마장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달에는 한국마사회(회장 윤영호) 전 감사실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사회 관계자들은 감사실장이 경마부정과 같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지 않은 사실에 애써 자위하면서도 동료 직원이 구조조정과 관련된 업무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목숨을 내던진 것에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오전에 발생한 K모 조교사의 K모 기수 폭행 사건은 서울경마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새벽조교를 마친 K모 조교사가 조교관람대 식당에서 자신의 애견에게 좋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밥그릇으로 K모 기수의 머리를 내리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K모 기수는 머리 5바늘을 꿰매고 현재 안양 Y모 정형외과에 입원치료중인 상태. 피해자는 육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폭행사건이 터진 후 마사회 홈페이지(열린광장)와 경마 관련 사이트에는 “개를 팼다고 사람을 개처럼 팼단 말이냐” “밥그릇으로 사람의 머리를 패는 행동은 아무리 양보해도 납득할 수 없다”는 등 K모 조교사의 무절제한 폭행 행태에 대해 한동안 격렬한 성토가 이뤄졌다.
문제의 심각성은 조교사가 기수를 폭행하는 사태가 빈번이 일어난다는 데 있다. 지난달 중순께에도 또 다른 K모 기수가 소속 조교사로부터 성적부진을 이유로 얻어맞고 중상을 당한 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조교사가 기수를 폭행하는 일이 근절되지 않아 곤혹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조교사가 아무리 기수의 출전권을 좌지우지하고 있다지만 기수를 수평적인 동반자 관계로 인식하지 않는 한 서로간의 성숙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경마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공인 도박장’이니 ‘사행성을 부추기는 비건전 레저’니 하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서울경마장이 끊임없이 터지는 사건과 사고를 없애지 못하는 한 스스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고 따갑게 지적한다.
노영필 기자 hope@daily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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