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가 과열을 지나 폭발(?)로 치닫고 있다.
최근 경주 한판에 걸린 돈(단일경주 매출액)이 최고 100억원을 넘어서는등 마권 판매액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불과 1∼2년 전만 해도 보통 단일경주 매출액이 50억원을 밑돌았으나 올해 들어 2배 이상 급성장한 것.
매출폭발은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더욱 확연하게 알 수 있다.지난해 1월부터 4월 15일까지 총매출액은 1조4830억원.그러나 올 시즌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866억원으로 1년 사이에 40%가 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매출 신장이 경마인구의 저변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올 시즌 4월 15일 현재 경마장을 찾은 경마팬은 모두 378만명.지난해 보다 7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고작 0.17%에 불과하다.그러나 1인당 마권 구입액은 지난해 39만8700원에서 올해 55만1200원으로 38.2%나 증가했다.소액으로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자는 마사회의 슬로건이무색할 지경이다.
이처럼 1인당 베팅액이 커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등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한탕주의 심리가 확산되며 한 경주 구매제한 액수인 10만원이 훨씬 넘는 수백,수천만원을 쏟아붓는 ‘묻지마 베팅’이 성행하는가 하면,심지어 경마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기수를 매수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마전반을 맡고 있는 마사회는 지나친 매출증가에 대해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한 마사회 간부는 “매출규모를 조절하려면 경마일수나 구매 상한액을 축소해야 하는데 둘 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매출증가가 계속돼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그때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감독부처인 농림부 역시 올 시즌 급격한 매출증가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농림부측은 “경마인구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으며 “지금은 과열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피부로 느끼는 경마열기는 그야말로 폭발 일보직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또 마사회와 정부당국의 무관심 속에 경마가 계속 과열되면 개인파산이 급증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경마전문가 김명원씨는 “5월 신관람대가 생기고,연내에 대구 울산 전주청주지점 등이 문을 열면 이 같은 과열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김씨는 경마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복연승식 중단승식 등 다양한 승식개발을 통해 경마과열과 부정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복승식 편중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마사회와 정부에 건전한 관람문화 정착에 힘을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건전한 경마문화 조성을 위한 마사회와 정부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경수기자 soci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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