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축하한다
고맙다. 나를 지지해준 회원들과 경마팬 여러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39대 38. 1표 차이의 승부였다. 짜릿한 코차 승리라는 농담도 있다.
박빙의 승부는 예상했지만 1표 차이일줄은 몰랐다. 주위에선 어려운 승부로 예상하는 분이 많았는데 말그대로 의외의 결과였다.
39명의 아군 때문에 이겼지만 돌아보면 38명의 적군도 있다
맞는 말이다. 가장 시급한 일이 협회의 화합이다. 조직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마음들을 어우르고 함께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조기단 시절부터 내부의 불협화음이 밖으로 새나온적이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선거의 의의라면
최초의 경선투표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가 자천이든 타천이든 추대의 형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선거위원회가 구성되고 직접 투표에 의해 대표를 뽑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실상 최초의 선거가 아니었나 싶다. 따라서 그만큼 책임이 막중해졌고 사명감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외부의 관심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크게 두가지로 본다.첫째는 인터넷의 발달로 경마팬의 관심이 높아진 것같다. 경마관련 싸이트에 안병기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 표명은 물론이고 협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고마운 경마팬도 있었다. 개표 결과가 속보로 올라온 것도 보았다.생활화된 인터넷 덕분에 경마팬의 의견을 접할 수 있었고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협회가 그동안 많은 것을 공개하면서 경마팬과의 거리를 좁혔던 까닭이다. 경마팬과의 간담회,축구대회등을 통한 꾸준한 만남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만들었지 싶다. 이는 전임 홍회장이 노력한 업적이다.
그렇다면 투표결과는 홍 前회장의 자업자득이 되는 건가
(웃으며) 그럴 수도 있겠지만 비약인 것같다. 어쨌든 그가 협회의 독립부터 지금까지 이끌어 오면서 이룩한 업적은 일정부분 인정한다.남다른 돌파력으로 이만큼 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협회가 제2의 도약을 할 때다. 외양보다는 내실에 충실한 협회를 만들겠다.
선거 공약을 보면 '투명한 협회행정'이 눈에 띈다. 선거전 도중에 불거진 보험 리베이트 사건을 염두에 둔건가
그렇진 않다.당시 사건은 사단법인으로 독립할 때 보험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리베이트는 보험사에서 흔히 있는 일이고 그것을 개인이 아닌 협회의 공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협회는 돈이 없었다.
그렇다고 리베이트가 합법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잘 모르겠다(웃음). 사회적인 책임이 필요한 지는 검토해 보겠지만 횡령이나 업무상 배임이 아닌 조직을 위해서 썼다면 법률적인 책임에 얽매이진 않을 것으로 본다.
투명한 협회행정은 말그대로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투명하지 않았다는 뜻인가
사단법인의 회계장부에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큰일이 났을 것이다. 앞으로도 투명성을 견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주면 좋겠다. 조기단에서 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조직이 비대해졌다는 지적과 함께 그 과정에서 비롯된 오해일 수도 있다. 투명성은 공정성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
공약을 보면 기득권을 포기한 부분이 많다
기득권보다는 보상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그동안 협회장에게는 회원들의 상금에서 일정액을 떼어서 월급형식으로 지급했다. 과다한 업무량으로 기승기회가 적은데 대해 수입을 보전해 준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회장의 업무량을 협회 사무국에 많은 부분 이양하고 말을 많이 타는 회장이 될 것이다. 어떤분은, 전례에 따라 본인을 경주로에서 보기 힘들거라 전망했는데 체력과 여건이 따르는 한 열심히 말을 탈 것이다. 회장은 기수가 하는 것이고 기수가 회장이다. 말을 안타는데 무슨 기수냐는 경마팬의 충고를 경청하겠다.
또한 회장 사무실의 크기를 축소하고 남는 공간을 회원과 사무국을 위해 쓸 예정이다.
선거전에 대해 한마디만 더. 선거비용은 얼마나 썼는가
100원도 안썼다. 쓸곳도 없었고 써야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투표일 전주 일요일 오후6시에 입후보 등록을 하고 3일후인 수요일날 한림대 병원에 입원했다.그리고 투표일 투표시간 1시간 전에 퇴원했다. 선거운동은 물론이고 돈쓸 시간도 없었다.(웃음)
최우선 과제는
협회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와의 “화합”이다.
협회의 화합을 통해 불협화음을 불식하고 그동안의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어 던짐으로써 경마팬과 함께 호흡하는 경마 만들기가 바로 그것이다. 전임 회장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왔던 고참기수를 고문으로 추대하겠다. 또한 신진기수들을 위하여 부(副)이사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럼으로써 협회일을 내일처럼, 직접 우리손으로 하자는 공동체 의식을 싹티우겠다.
가장 주안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이 있는지
일본이나 홍콩의 경마를 보면 피부로 느끼는 것이 우리는 아직 산업화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즉, 경주마생산 농가에는 우수 국산마 생산을 장려할만한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하고, 마주에게는 경마상금을 높여 우수마 도입이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며, 조교사는 마필관리 및 마방 식구 즉 관리사노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고, 기수에게 역시 상금 인상을 통해 생활안정을 확보해주어야 한다.결국 상금 인상을 비롯한 각종 투자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상금체계 개선에 협회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해외 경마학교 연수를 통한 다양한 체험과 외국기수협회와의 교류 추진을 모색하겠다.
100명도 안되는 회원단체가 굳이 사단법인일 필요가 있느냐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기본적으로 협회는 협회원들의 권익과 편익을 도모하는 곳이다. 모임이냐 조합이냐 법인이냐의 차이는 무의미한 얘깃거리에 불과하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경마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경마문화의 창달을 위한 역할을 찾아내고 실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재작년의 경우 협회 운영비가 7억여원에 달하면서 협회 사무국의 유급직원 다섯명은 많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 현재 그들의 업무영역과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고 있다.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운영비 가운데는 회원들의 복지비로 계상된 것도 있지만 꼼꼼하게 챙겨서 협회의 실익이 되도록 하겠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경마부정 사건에 대한 입장은
상금구조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아무리 경마의 기본 매커니즘이 우승열패라 할지라도 기본 생계비에 모자라는 수입으로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기수랭킹을 보더라도 상위 15명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기수가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상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혹에 넘어가는 일부기수와 신예기수들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의 교육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예방이 가능한 방침을 마련할 생각이다.
예방이 가능한 방침이란
능력있는 카운셀러나 검증할 수 있는 선배기수들로 구성된 상담제도등을 상설화하는 방안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기적인 상담과 고민해결등을 통해 미리 막아보자는 것이다.
예방이 사건 발생을 막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나는 빈손으로 협회 회장이 되었고 임기가 끝나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임기동안 '나'를 버리고 협회만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그래서 나 때문에 협회가 화합하고 발전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애정으로 지켜봐주고 언제든지 충고를 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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