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체 지정좌석제' 문제 있다(2009/02/17)  



마사회 중랑지점에 대한 경마팬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랑지점은 그동안 경마 관람환경이 가장 열악하다는 지적 때문에 반년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지난 1월 16일에 재개장했으나 전 층(2~5층)에 걸쳐 입장고객 지정좌석제 실시와 함께 하루 1만 5천원의 입장료를 일괄적으로 받음으로써 문제가 되고 있다.

중랑지점의 지정좌석제도는 정원 1,160명으로 한정해 좌석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중식과 간식 등 식사가 마련되며 경마 전문지와 필기구 등이 개인 선호에 따라 무료로 제공된다. 2~4층은 흡연실이 운영되고, 5층은 비흡연자 전용 공간이다.

이처럼 마사회가 지점의 고급화에 나선 것은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시설의 노후는 물론이고 일부 고객들의 자리점거, 객장 안의 흡연문제, 발매창구의 혼잡 등과 함께 거의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돼온 마권구매 상한선 위반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 보자는 취지다.

실제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동 및 동대문 지점에서 실시된 고객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지정좌석제 시행 자체에 대해 찬성한다는 견해가 강동과 동대문 모두 95%에 달했고 지정좌석실 이용 또한 만족한다는 의견이 강동과 동대문 모두 86%에 이를 정도로 팬들의 평가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면에서도 2005년 하반기에 전국 최초로 지정좌석제를 도입한 동대문지점을 필두로 현재는 강남, 영등포, 천안 등 전국 12개 지점, 21개 층, 4,684개 좌석에 이를 정도로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광주 등 6개 지점에 4,206석을 더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중랑지점에 경마팬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 것은 입장정원을 1,160명으로 제한하다 보니 기존 평균 4,000여명이 넘던 경마팬 가운데 3천명 가까이는 근처의 다른 지점이나 멀리 과천 본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 때문이다. 10년 가까이 중랑지점을 찾았다는 한 경마팬은 “비행기로 치면 일등석부터 삼등석까지 손님 형편에 맞게 골라서 타라는데 이곳은 모두가 일등석으로 꾸며놔서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불만의 핵심은 선택의 문제로 보인다. 마사회가 대고객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지점 개선안을 내놨지만, 일방적인 정책 수립이 되다 보니 선택의 여지를 봉쇄한 결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일방적이라 함은 중랑지점을 이용하는 팬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6개월 전 공사에 들어가기 전뿐만 아니라 개장을 앞둔 시점 그 어느 때에도 지점 건물 전체를 일방적으로 유료화하는 지정좌석제 도입에 대해 당사자인 중랑의 팬들에게 일절 묻지 않았다.

강동지점의 경우 전체 7개 층 가운데 두 개 층을 지정좌석제로 운영한다. 그중에도 1층은 1만원이고 6층은 2만원으로 차등화했다. 영등포 지점도 5천원부터 1만원과 2만원으로 선택의 폭을 늘려 운영한다. 중랑을 제외한 11곳은 모두 시설의 일부를 지정제로 고급, 유로화해서 소비자의 선택의사를 존중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피해를 보는 경마팬이 발생할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강행한 걸 보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 지점의 매출비율을 50% 이하로 조정하려는  사감위의 개혁안을 염두에 둔 저의가 있었다면 이는 더 큰 문제다. 결국, 사감위가  밥그릇을 빼앗으려 한다는 마사회 내부의 걱정과 염려 일부를 결국 경마팬의 불편과 수고로 대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마팬의 당연한 권리를 침해하는 사감위의 일부 방침들을 마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주기는커녕 이를 오히려 이용해서 다른 것조차 쉽게 풀어나가려는 계책이라면 이는 중대한 문제다.

김광원 마사회장은 신년사에서 경마가 사감위의 규제를 받게 된 것은 스스로 건전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사감위 사행산업 종합계획안을 받아들여 경마 건전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이처럼 훌륭한 상황인식 아래 모색할 시행방안들이 경마팬의 불편을 초래함으로써 가능하다면 절대 안 될 일이다.

장외 지점이라 함은 경마장 본장을 직접 찾을 수 없는 거리 제약을 가진 경마팬을 위해 설치된 공간이다. 따라서 그 공간의 이용주체는 당연히 경마팬이다. 아무리 지정좌석제를 통해 지점문화가 개선되어 선진화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외당하고 푸대접받는 경마팬들이 생겨나선 곤란하다.

좌석권 요금은 다시 입장객에게 음료와 식사 등으로 돌아옴으로써 마사회가 이익 남기는 장사를 하는 게 아니며, 매출도 30% 이상 줄어 전 층 좌석제 시행이 사실상 손해라고 항변하는 게 다는 아니다. 1만 5천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팬들의 입장은 어찌할 건가. 소액으로 경마를 즐김으로써 경마 산업에 유익하게 공헌하는 패트론(Patron)의 권리가 박탈돼서는 안 된다. 그런 기조 위에서 관람 여건을 업그레이드하고 인터넷을 통한 예약제 실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여 선진 관람문화를 열어나가야 한다.

중랑지점의 일방적인 지정좌석제와 고급화된 서비스가 지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만은 아니다.

[kffm.or.kr]





[논평]경마, 강(江)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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